올바른 치료란 무엇인가?
글. 튼튼마디한의원 신영균 원장
무릎이 시큰거려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한동안 좀 괜찮다 싶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아픕니다. 허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사를 맞으면 며칠은 편합니다. 하지만 또 돌아옵니다. 이런 경험, 한두 번이 아니실 겁니다.
그러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왜 치료를 받아도 계속 아픈 걸까." 혹시 치료 방법이 잘못된 걸까, 아니면 내 몸이 너무 나빠진 걸까.
저는 오랜 시간 환자분들을 뵈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치료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라는 것 자체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달라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몸은 기계가 아닙니다
우리는 보통 치료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고장이 났으니까 수리를 한다. 부품을 갈거나, 망가진 부분을 떼어내거나, 약으로 눌러서 증상을 가라앉힌다. 마치 자동차를 정비소에 맡기듯이요.
그런데 잠깐 생각해보면, 몸은 기계와 많이 다릅니다. 기계는 한번 고치면 그 상태로 가만히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단 하루도 같은 상태로 있지 않습니다. 세포는 끊임없이 죽고 새로 태어나고, 혈액은 쉬지 않고 돌고, 호르몬은 시시각각 변합니다. 건강이란 어떤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면서도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이런 균형은 밖에서 억지로 맞춰줄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 외부에서 강제로 맞춰주면 그건 인위적이고 일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며칠 편하다가 다시 아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몸이 스스로 균형을 찾아야 진짜 건강인데, 증상만 눌러놓으니 근본은 그대로인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치료란 몸을 뜯어고치는 기술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라고요.
우리 몸에는 이미 자연치유능력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 몸은 대단합니다. 영양을 흡수하고, 노폐물을 배출하고,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혈액을 순환시키고, 외부의 세균과 싸우고, 상처를 아물게 하고. 이 모든 일을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합니다. 이것이 몸에 내장된 자기조절 능력, 다시 말해 자연치유력입니다.
같은 집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도 한 분은 혈압당뇨가 있고 다른 한분은 괜찮습니다. 같은 동네에서 같은 일을 해왔는데도 어떤 분은 허리가 꼿꼿하고 어떤 분은 걷기조차 힘들어하십니다. 심지어 똑같이 척추관이 심하게 눌렸는데도 누구는 통증이 심해서 걷지도 못하는데 다른 누군가는 아무 증상이 없습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요? 환경이 아니라 그 사람 몸 안에 있는 자연적인 회복능력, 즉 원기의 차이입니다.
이 자기조절 능력이 살아있는 한, 몸은 스스로 회복합니다. 다만 나이가 들고, 무리가 쌓이고, 생활이 흐트러지면서 이 능력이 점점 떨어집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아프지만 않게 하면 스스로 회복했던 것이, 이제는 약발이 떨어지면 다시 제자리가 되는 것입니다.
치료에 필요한 일은 단순히 내 몸에서 무언가를 잘라내거나 집어넣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내 몸 안에 있는 회복 시스템이 다시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조건을 갖춰주는 것입니다. 회복력이 살아나면, 몸은 스스로 나쁜 것을 내보내고, 막힌 것을 뚫고, 균형을 되찾습니다.
경고등을 끄는 것과 진짜 회복은 다릅니다
자동차 계기판에 경고등이 켜졌을 때, 경고등 전구만 빼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불은 꺼집니다. 하지만 엔진의 문제는 그대로입니다. 언젠가 더 큰 고장으로 돌아옵니다. 통증도 마찬가지입니다. 통증은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통증을 없애는 것은 경고등을 끄는 것이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 회복은 다릅니다. 몸의 회복력이 살아나고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주면 몸은 스스로 균형을 되찾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찾은 균형은 오래 갑니다. 외부에서 억지로 맞춰준 것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찾은 균형이니까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건강과 질병은 "아프다, 안 아프다"로 딱 나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이에 긴 과정이 있습니다. 특히 현실적으로 완치가 되지 않는 퇴행성 질환이라면 통증 감소만을 목표로 두는 것은 곤란합니다.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건강 쪽으로 이동하는 것,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한 변화입니다.
마치며
저는 치료자가 단지 몸을 수리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몸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조건을 설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회복이 일어나는 것은 환자분 자신의 몸이니까요.
치료에 대한 시각이 바뀌면, 내 몸을 대하는 태도도 조금 달라집니다. "어디가 아프니까 어디를 고쳐주세요"에서, "내 몸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으려면 몸에 좋은것이 뭐가 있을까?"로 질문이 바뀝니다. 그 질문의 변화가, 건강을 되찾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 치료라는 것에 대해 이제는 올바른 관점으로 생각해보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상 튼튼마디한의원 신영균 원장이었습니다.